2009년 5월 27일 수요일

5월 마지막 주 글쓰기.

어제는 1년 6개월 만에 정산을 마무리 했다. 앞에 앉아 있던 분의 표정을 잊지 못한다. 힘들게 끝났네요 라는 말과 함께 서류는 정산되었다. 다른 분은 나에게 중앙에서 몇번 활동하셨잖아요. 계속 활동하실꺼죠? 라고 물어봤다. 도대체 중앙은 어디고, 지방은 어디인가. 무슨 김승옥 소설도 아니고, 라는 생각을 하면서, 투덜투덜. 새침하게 생긴 직원분과 30분간의 대화가 끝나면서 1년 6개월의 작업이 완료되었다.

이후 걸음을 걷다가 무언가 쑤욱하면서 몸에서 빠져나간 느낌이 들었다. 동명씨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언가 관념적인 생각들이 사라진 도시를 생각하며, 속지 말자고 다짐했다. 영화제에서 챙겨보지 못한 3XFTM을 보았다. 사건이 중심이 되는 다른 다큐멘터리 영화들과 달리, 인물과 대화가 중심이 되는 영화여서,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약간은 졸렸지만, 흡입력 있는 영화였다.

그러면서도 다음 공연 준비 생각과 작업 생각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 한심한 사람이다.

피 헤비 공연이 끝나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잊기 전에 적어본다면, 치후미 씨는 그래도 영어가 되서 대화를 나눈편. 첫날 만나서 잠시 이야기를 하다,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현재의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사람들은 다들 "나의 페미니즘은.."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에 급급하다는 것에 불만을 표시. 페미니즘은 하모니라는 말을 했다. 긍정적인 말. 공연이 끝나고, 몇몇 관심있는 친구들에게 피 헤비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무언가 생각치 못한 반응들이 나왔다. 예상했던 라이엇걸과는 다르지 않느냐. 라는 이야기들. 너무나도 학습받은 라이엇걸의 반응들이. 사실 아방가르드부터 시작해서 언어에 의한 간접 학습은 (일종의 클리쉐 문제와도 중복되는데) 왜 이리 뻔한지. 사람들은 라이엇걸 밴드라고 해서 피 헤비에 대해서 카렌 오 부터 시작해서 르 티그레 부터까지 라이엇 걸의 계보학을 들면서, 그런것을 예상했다고 하는데,

아 피곤해 다시.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