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1일 월요일

조용하게 연말을 보내자.

지난주 리뷰, 치명적인 실수로 주뇽이형 지원돌은 놓치고, 허망한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음, 그런데 무언가 기분이 굉장히 이상해서, 영화나 봐야겠다 싶어서, 장 쥬네의 사랑의 노래와 토드 헤인즈의 포이즌을 보았음, 지난 수요일에 있던 장 쥬네의 영화와 미시마 유키오의 조합보다 나아보여서 봤는데, 굉장히 좋았다. 위안이 되는 장면들도 굉장히 많이 있었고, 90년대의 색채가 무언가를 기억나게 했는데, 다음에 자세히 써보자, 지금 약간 써본다면 최근에 본 노 에이지 뮤직비디오는 정확히 공드리와 커닝햄, 당시 엠티비를 지배했던 그런것들의 집합을 생각나게 했다고 할까. (그런 것들이 아직도 명징하게 기억 속에 남아있다 정도) 그리고 나선, 빠르게 국밥을 먹고 나서, 비트볼 공연으로 이동, 썸키드히어로즈와 달콤한 비누를 놓쳤음, 그리고 나서 정확히 3번째 밴드가 시작하는 타이밍에 도착했다. 룩앤리슨일줄 알았는데, 티비옐로우라는 밴드였음, 곡마다 달라서 뭐라고 쉽게 평가하기 어려웠음, 플레이걸이 나와서 노래를 했음(사실 이날은 그래도 레이블 공연이니, 세션 연주자들이 나와서 연주할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나중에 집에 돌아가 인터뷰와 다른 자료들을 찾아보니 웬만한 경우가 아니면 그럴 경우는 없을것 같다. 가우뚱 했지만 의도는 이해되었다) 그 다음에 룩앤리슨이 나왔음. 초반기 공연을 보았을때는 설 익은 곡들이 너무 많아서 뜨악해하면서 관심을 접었는데, 이후 마이스페이스와 다른 영상들을 보면서 괜찮은 곡들이 나오고 있다는 생각을 해서, 다시 공연장을 찾았을때는, 영상과 달리, 탄탄한 베이스 라인이 곡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역시 웬만한 카메라가 아니면 그 베이스 라인을 잡아내기 힘듬. (우연히 오늘 룩앤리슨 영상을 검색하다 스트레칭 져니 4월달 영상을 오늘 올린 블로거 분을 찾아냈는데, 한받씨가 정말 뜯는듯이 치는 베이스도 약하게 들어가는걸 보고선, 일반 카메라가 베이스 소리를 잡아내긴 무리구나라는 생각을) 여튼, 영상과 공연은 다르다는 생각을 다시 하고선 이어서 연주한 신곡도 듣고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며 이건 완전 좋잖아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향했음. 아 피곤해.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미친듯이 오고 있었다. 보라매로 향하는 길. 로드러너는 만약에 10인회가 결성되었더라면 이런 분위기였겠군, 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였음. 불길한 저음 녹음은 나름대로 밀도 있게 진행되었음. 그러나 피곤했음. 김고기 아저씨에게 신작 프리뷰 디비디를 받았음. 빨리 봐야 하는데 피곤하다.... 아르바이트 시작했는데 여전히 피곤하다...

무슨 이야기 쓰려고 한것 같은데 분명히 기억에서 지워진것 같다. 하루만 지나면 기억이 너무나도 흐릿해져서 큰일이다. 다른 이야기라도 쓰면서 기억해봐야겠다. 몇일전부터 집에 신문이 안와서 (참고로 우리 집은 일층) 누가 훔쳐가나 싶어서 궁금해서 관리사무실로 가서 일주일치 감시카메라를 경비아저씨와 돌려보았는데, 더 충격적인 결론은, 배달도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집은 조중동을 본다) 아빠는 분노를 표현하시며 다 끊어버려 했는데, 아빠의 고민은 그걸 끊으면 뭘 보지? 였다. 한겨레랑 문화일보 등의 빨갱이인데.. 하길래 마음 속으로 아침에 신문이 오지 않아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내 고민은 달걀후라이나 기름 튀기는 음식 할때 프라이팬 덮을 신문지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아 무슨 이야기 하려고 했지, 아 연애 할때 신조는 조용히 였나, 이런 이야기 아니었던것 같은데, 그래 다른 이야기를 좀더 해보자 그러면 생각이 날것같다. 비트볼 공연을 갔는데, 진에 대한 불만을 글로 풀어냈는데, 드디어 그 잡지가 나와버렸다. 학교 앞에도 있다고 하길래 일부러 두려워서 찾아보지 않았다. 그러다 공연장에 갔을때 떡 하니 만났다. 하나 집어들고 읽고 있는데, 어떤 분이 글 잘 읽었다고 하시는데 얼굴이 확확 달아올랐다. 최근에 동명씨가 왜 그리 글에 쉼표를 많이 쓰셔요 라고 하시길래 얼굴이 또 다시 확확. 사실 이게 제 언어 습관이랑 이런게 다 그 학원 때문이여요, 이 이야기를 하려면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데, 과거에 유일하게 자발적으로 끌려간걸로 기억나고 이상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학원, 집중력 학원인데, 이게 지금 나를 만든것 같다. 더 산만하고 미치겠다. 자세히 이야기 해보자면 이 학원에서는 속독 훈련과 문장 분석 훈련을 시켰는데, 속독 훈련은 정말 지금도 생각하면, 무시무시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 습관때문에 지금도 난독 현상까지 생겼다. 말 그대로 문장이 있으면 처음 문장에서 마지막 문장을 대각선으로 읽으면서 키워드를 잡으면서 읽으라는건데, 최소한의 시간에서 최대한의 문장 이해력을 끌어내려는 한심한 교육에서 나온것이라, 잘못된 습관이 들여져서 지금도 어떤 글을 읽는데 굉장히 고생한다. 심지어는 없는 단어나 보이거나 한다. 쉼표의 경우에는, 그 학원에서 문장 분석을 시켰는데, 이 방법은 고등학교 논술의 주어 동사 목적어 따로 표시하는 방식이랑 다르다. 모든 문장에 최대한 쉼표를 표시해서 짧은 단위로 끊어 보면서 문장을 빠르게 짧게 이해 하라는 것이다. 아 다시 생각해봐도 무섭다. 사실 한길형이 처음 만났을때 메일이나 블로그에 가끔 내가 쓰는 글 보고 이해 못하겠다고 했을때, 저게 생각나서 너무 아찔했다. 거기다가 최근에 그 잡지에 쓴글을 보니 쉼표는 무슨 또 하나의 기호처럼 수두룩하게 존재하고 있는데 보면서 아.. 정말 이놈의 습관이 잘못 든게 잘못이구나 싶어서, 좌절했다. 여튼 글은 좀 수정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사실 내가 제기 하고 싶은 문제는 한 마디로 요약된다. 도대체 지금의 좋아서 하는(만드는) 출판의 목적은 어디에 있나요, 이다. 과연 계속 갈까도 궁금하다. 보고 있으면 홍대의 90년대 초창기를 보고 있는 느낌이 여실히 들어서 괜시리 걱정스러워서 쓰는 글이었다. 아 돌아버리겠네. 절대 생각 안나네 무슨 이야기 하려고 했는지. 에이 다른 이야기나 계속 써야겠다. 최근에 연애를 하고 있다. 언제나 개인적으로 연애의 신조는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하는거다. 최근에 다른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했는데, 연애의 목적은 뭐니 였는데, 사실 위안 받기도 하고, 이야기 하려고 만나는거지 싶다. 친구는 웃으면서 그냥 여자가 좋아서 만나는거지 라고 했음. 사실 뭐 맞는 말이다. 그냥 요즘 가끔 고민스럽다. 사실 가끔이 아니라 매 순간 퀘스쳐닝이긴 한데, 별로 잘 안 풀린다. 이렇게 SNS에 쓰긴 하는데, 단순히 150자 안에 잘 보이려고 툭툭 던지는거 말고 실제로 글로 풀어지고 끝까지 해결될 고민들이 아니긴 하다. 누군가 최근에 나보고 멀티플레이어라고 했는데 한길형의 말이 생각났다. 연주자도 하고 기획도 하고 드로잉도 하고 뭐도 하긴 하는데, 그게 다 생존을 위해서 하는거지 잘 하는건 아니라고 사실 맞는말이다. 하다보니 내가 할수 있는 최소한의 것을 한건데 그게 멀티플레이어라는 말로 불려진다면, 뭐 알수 없구만요. 그들의 언어에 문제가 있는거겠지요. 으악.

결론은 조용하게 연말을 보내자. 결국 생각 안났다. 할 이야기, 다른 이야기나 마음대로 쓰고 말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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