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일 화요일

언제나 공연이 끝난 후엔.

공연이 끝난 후엔, 정리하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쉽지는 않다. 지난주 수요일(24일)엔 포코네이어 3번째 공연이 있었다. 공연전까지 사람들이 너무 없어서 역대 최저 관객을 기록하면서 우울하게 끝나겠구나 싶었는데 예상외로 사람들이 뒤늦게 도착하면서 다행히 자리는 채워졌다. 수요일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주셨다. 바다비 추천으로 이번 포코네이어에 처음 등장한 정영근 씨의 무대를 시작으로 드린지 오, 복태, 브리짓 앤 퍼피캣의 순서로 진행이 되었다. 정영근 씨는 예전에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들은 음악으로 기억하는 이름이었는데, 이날 내가 본 정영근씨의 공연은 그의 말대로 '사이키델릭' 했다. 정영근 씨의 무대로 휼륭한 시작을 장식하고 그 다음으론 포코네이어의 안방주인 드린지 오씨가 등장. 그의 감춰져있는 (새로운) 노래들을 꺼내놓고는 내려가셨다. 새 앨범이 올해 안에 나올것 같다는 소식이 있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복태씨는 2회 포코네이어에 바다비 추천으로 공연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도 같이 하게 되었다. 복태씨의 특유의 멘트진행으로 공연이 진행되었다. 아프리카에 다녀오셨다고 한다. 마지막 곡으로 두부씨의 홍차가 유난히 기억에 남았다. 브리짓 앤 퍼피캣은 첫회 포코네이어에 왔다가, 내가 알고 지내기도 했고, 공연에 왔다가 공연을 같이 하게 된 경우라 이런 밴드들이 좀더 늘어났으면 좋겠다. 포코네이어는 언제나 이런 뮤지션, 밴드들을 찾고 있다. 이날은 베이스와 기타, 바이올린 3인조 구성으로 연주를 했다. (원래 브리짓 앤 퍼피캣은 5인조 밴드이다.) 드린지 오씨 말대로 '판타스틱' 한 연주를 보여주고, 포코네이어 3회가 마무리 되었다. 4월에 4회 포코네이어가 있을 예정이다. 이번 포코네이어 비디오도 조만간에 블로그에 올라갈 예정이다. 포코네이어 블로그를 종종 확인해주시길. http://folkonaire.tistory.com/



포코네이어 공연이 끝나고, 이어진 일요일(28일)엔 라이브클럽 쌤에서 파장과 파고 : LOOP THE WAVE VOL.1 이 있었다. 일찍 일어나서 Kohji Isle의 사라 킴의 키보드를 빌려서 쌤으로 이동. 공연전엔 약간 불안불안한 마음으로 준비를 하게 된다. 엔지니어분도 약간 늦으셨고, 한형씨도 깜빡 잠이 들었다고 해서 늦었다. Dydsu 의 셋업이 기술적인 문제로 약간 길어졌고, L'ange (랑쥐) 의 사운드체크에선 충분히 소리가 나지 않았다. 머머스룸의 베이스가 톤을 잡는걸로 끝으로 4시간에 걸친 사운드체크/리허설은 마무리 되었다. 공연 전엔 약간씩 비가 오고 있었고, 같은 날 3호선 버터플라이의 공연이 있어서 관객들이 분산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찾아오실 분들은 찾아오신 상태에서 공연이 시작되었다. 랑쥐는 사운드체크에서 불안함과는 달리 베이스앰프에서 소리가 잘 나왔고, 첫 무대인 한형씨의 긴장을 생각해봐도 좋은 첫 무대라고 생각한다. 더불어서 작년 칼콥스키의 공연을 통해 알게된 미치의 영상작업을 사용하게 되어서 좋았다. 미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랑쥐가 짧게 20분의 연주를 마치고 빛과소음이 다음 타자로 올라왔다. 지난 쌈싸페 숨은 고수에서 눈여겨보았던 밴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앨범이 기대가 될 정도로 밀도있는 연주를 보여주었다. 올해 혹은 언젠가 나올 앨범을 기대한다. Dydsu는 공연 시작 전에도 장비 문제로 애를 먹더니, 공연 중간에 소리가 확 내려가버렸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았던 Dydsu 의 연주 중에서 가장 휼륭한 연주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모든 사람들을 압도하는 연주였다. 이번 파장과 파고를 하면서 의도했던 바 중 하나는, 이렇게 다르면서도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모아보고 싶었고, 정말 말그대로 밴드와 이렇게 밴드 포맷이 아닌 음악하는 사람들을 섞어놓아서 서로 보면서 서로 자극이 되는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했다. Dydsu 의 공연은 그걸 잘 보여준 경우라고 할수 있겠다. 4번째 타자로 머머스룸이 등장했다. 백남준 아트센터의 오프닝에서, 포르투갈 작가 A KILLS B 의 퍼포먼스에 같이 참가한 태윤씨를 우연히 만났다. 이날의 머머스룸의 영상 파트로 참가했다. 3인조로 재편성된뒤, 밴드는 좀더 밀도있는 연주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올해는 올해는 하면서 앨범을 기다리게 된다. 지난달의 라운드로빈에서 소란스러운 와중에서도 이들의 연주는 압도적이었다. (이날 참가했던 앵클 어택과는 다른 면으로) 첫 파장과 파고의 마지막을 장식한 Kohji Isle. (코지 아이슬) 사운드체크 내내 애를 먹었던 영상 부분도 어떻게 해서 해결을 했고, 공연을 시작했다. 코지 아이슬의 무대는 작년에 바다비에서 봐왔던터라, 걱정없이 즐기면서 보았다. 코지 아이슬은 남한 인디에서는 다소 찾아보기 힘든 팀이다. 밴드 구성도 그렇고 음악도 그러하다. (콘트라베이스에 키보드, 드럼, 기타. 이렇게 4인조로 구성된 밴드이다.) 바다비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후로 같이 공연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드디어 같이 할수 있게 되어서 기획자로서 좋았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1시간 정도 끝나는 시간이 늦어졌지만, 전체 밴드 구성도 그렇고 밴드들 간의 음악들도 휼륭했던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할 여지가 많은 공연이었고, 조만간에 공연을 했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보아야 할 부분도 있다. 사실 이 공연을 시작하게 된건, 한형씨와 용녀, 그리고 Kohji Isle 때문이라고 말할수 있겠다. 작년 연말,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2010년이 다가올날이 얼마 안남았을때, 목장 커뮤니티 폐쇄 이후로 연락이 없던 한형씨에게 연락이 왔다. 같이 밴드를 하자고. 사실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그의 이글루스 블로그를 오랫동안 봐왔고, 그의 음악에 대해서 오랫동안 지켜봐오던 사람인데, 같이 밴드를 하자고 해서 당황스러웠다. 만남은 바로 이루어졌고, 첫 합주를 바로 2010년의 첫 일요일에 했다. 첫 합주를 끝내고 밴드의 이름을 랑쥐로 정하고 공연을 잡으러 가는 길에, 이게 왠 운명인지, 용녀를 만났다. 그리고 나서 같이 공연을 잡으러 갔다. 그 와중에, 바다비에서 보았던 The Glory Of Longing(Kohji Isle의 예전이름)이 생각이 났다. 그 순간, 박다함의 안좋은 기획자 오지랍이 발동해서, 네버라잇도 접었는데 이런 식으로 공연 시리즈를 만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나서, 얼떨결에 공연 시리즈를 만들었다. 그 장소에서 공연 시리즈 이름도 한형씨가 입버릇 처럼 말하던 '파장과 파고'로 정하게 되었고, 영어 이름은 뭐로 지을까 걱정하던 중, 보러갔던 파트타임 스위트의 전시, 뤂 더 뤂을 보고 영감을 받아 뤂 더 웨이브라고 정하게 되었다. 기묘한 인연들로 이루어졌고 긴긴 이야기가 된 파장과 파고 일회 공연이 잘 끝났다. 찾아와주신 여러분에게 모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같이 연주해주신 밴드 여러분께도 너무나도 고맙다는 말을. 라이브클럽 쌤에게도 여러모로 감사하다는 말을. 그리고 이 공연을 준비하는데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너무 많은 도움을 준 랑쥐의 한형씨와 소니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용녀에게 이 두 사람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이 두 사람이 없었다면 이 공연 시리즈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음악 하는 사람이 많이 존재하지 않는 씬에서 서로의 존재가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파장과 파고는 4월과 5월에 2회와 3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 연말에는 해외에서 아직 밝힐수는 없지만, 굉장한 라인업으로 손님들이 방문을 합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파장과 파고도 포코네이어와 마찬가지로 블로그가 있습니다. 조만간 1회 공연의 실황 비디오가 올라올 예정입니다. 종종 블로그를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loopthewave.tistory.com



긴긴 공연 기획자의 글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끗.

댓글 없음:

댓글 쓰기